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춤 중요무형문화제 27호로 지정된 승무의 전승자 '벽사 정재만 선생'이 12일 밤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정재만 선생은 한국 전통춤의 대가인 한성준과 그의 손녀 초대 인간문화재 한영숙의 뒤를 이어 승무를 계승했고 그의 춤은 아들인 정용진 씨와 딸 정형진 씨에게 이어지고 있다.
정재만 선생의 승무는 한국무용 특유의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의 정수가 잘 표현된 춤으로 가장 예술성이 높은 춤이라 평가받고 있으며, 승무의 아름다움은 긴 장삼을 얼기설기하여 공간으로 뿌리치는 춤사위, 하늘을 향하여 길게 솟구치는 장삼자락의 표현이다.
또한 정재만 선생의 큰 태평무는 지난 1900년대 한성준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으며 이후 정재만 선생에 의해 '큰 태평무'라는 군무로 발전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전통춤이다.
이어 정재만 선생은 세종대, 숙명여대에서 30년이 넘게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정년퇴임했으며 숙명여대는 벽사를 기리기 위해 '벽사 한영숙, 정재만 홀'을 건립했다.
1980년대부터 창작 무를 발표한 벽사 정재만 선생은 국내외의 각종 무용페스티벌과 국제문화 교류행사, 민속예술제 등을 중심으로 수많은 대형 공연을 주도했고,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의 안무를 총괄했으며, 2002년 월드컵 전야제 안무 총괄 등 무용총감독을 맡았으며, 이후 2007년 인간문화재에 지정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편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 전통춤을 세계화시키며 제2의 춤 인생을 다시 살겠다."라고 말한 그의 꿈은 그가 남긴 제자들에 의해 계속될 예정이다.